작년 7월에 결혼하여 아직 신혼의 단꿈이 한창이어야 할 K씨(36, 회사원)는 얼마 전부터 주위 동료뿐 아니라 사랑하는 아내마저 자신과 얼굴을 마주 하기 꺼려한다는 것을 느끼고 이유가 뭘까,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던 끝에 한의원을 찾아왔다.
주위 사람들의 증언과 본인 스스로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는, 입에서 나는 역한 냄새가 문제일 것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왜 갑자기 자신에게서 그런 냄새가 나게 된 것인지, 치료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괴로웠다고 했다.
K씨는 결혼하기 전까지만 해도 충치나 그 흔한 잇몸병 한번 앓아본 적 없고 평상시에도 식사 직후에 꼬박꼬박 양치질도 하고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치아건강에 신경을 써왔었다.
그런데도 자신에게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잠깐만 대화하고 있어도 자연적으로 고개를 돌릴 정도의 냄새가 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몰랐던 것이다. 그의 입냄새는 원인이 입 안이 아닌 몸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 나라 성인 인구의 50%이상은 입냄새로 인해 작게든 크게든 고통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입냄새가 난다고 했을 때 구강 내적인 원인 즉, 본인에게서 충치나 치주염 같은 질병이 없는지 등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검사를 했는데도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면 구강 외적인 부분에서 그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K씨의 경우는 생활 습관 문진과 검사를 통해 살펴본 결과, 본인 능력 이상의 잦은 부부관계로 인해 신장에 열이 생겨 입냄새가 발생한 경우였다. 이렇게 말하니까 꼭 문란한 성생활을 한 것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음양의 기운은 각기 다르고 K씨의 경우는 다른 남성들에 비해서 양의 기운이 부족한 편이었다. 아마 K씨 스스로도 결혼하기 전까지는 그런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3년의 열애 끝에 너무나 사랑하고 있는 아내와 더 많은 사랑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본인의 능력 이상으로 잦은 부부관계를 맺었고 이로 인해 신장에 열이 쌓여 심한 입냄새가 나게 된 것이다.
무리한 성행위로 인해 신장에 열이 생겨서 나는 입냄새는 일반 입냄새와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 일반 입냄새가 상대로 하여금 “아! 저 사람은 입냄새가 좀 나는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라면 신장의 열로 인해 생긴 입냄새는 마주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본인도 모르게 자꾸 고개를 돌리게 만들 정도의 역한 악취를 풍긴다.
이런 사람의 경우는 일반 구강청정제나 잦은 양치질만으로는 치료가 되지 않는다. 원인이 되는 신장의 열을 없애주는 약재를 사용하면서 평상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치료를 하면 확실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모든 질병에는 그것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이 있게 마련이다. 입냄새도 일시적으로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 해결하기 보다는 근본이 되는 원인을 먼저 헤아리고 그것을 치료함으로 전체적인 증상을 해결하여 온전한 치료를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글/한의학 박사 강기원(제일경희한의원 원장 www.hanbang977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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